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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1 제주 3일: 영실코스, 추사유배지, PC방, 방어회
  2. 2013.11.30 Y-16
  3. 2013.11.28 제주 2일: 군산, 조각공원, 용머리
  4. 2013.11.26 제주 1일: 강정마을, 쇠소깍, 정방폭포+서귀포항
  5. 2013.11.26 완도에서의 1박2일
  6. 2013.11.25 담양으로
  7. 2013.11.15 Y-15
  8. 2013.11.10 Y-14
  9. 2013.11.05 평택역 - 유무상통 마을
  10. 2013.11.02 Y-13

이번 제주도 여행의 백미였고 최악의 기록이었다.

카메라 리셋과정에서 하루치 그림이 모조리 삭제된 것.

 

월령게스트하우스에서 이른 아침에 도착한 영실에는 우리가 서너 번째 손님이었다.

눈이 제대로 제설되지 않고 쌓인대로 그대로 얼어붙어 있어

제대로 주차할 공간도 없었고, 영실주차장은 아이로부터

내 등산화를 신고 스틱을 챙겼음에도 금년 첫 엉덩방아를 찧어받는 영예를 받았다.

 

영실각 휴게소까지 오르는 차도도 완전히 눈이 덮혀 거기까지 오르는 것도 힘들어 했다.

휴게소에서 난 고기국수, 아이는 떡국을 먹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젠을 사서 서로 한짝씩만 챙겼다.

 

병풍처럼 펼쳐진 병풍바위가 일품이었고 나무계단의 난간과 로프에 쌓여

바람과 함께 얼어붙은 눈의 형상, 저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와 오름들, 새파란 하늘 아래

완전히 눈속에 파묻힌 X-Mas 신의 구상나무 숲,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까마귀들 ...

 

한시간 반 정도 걸려 윗세오름까지 올라와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고 대피소에 들어가니

아이는 컵라면을 폭풍 흡입하고 있었다. 용돈으로 휴게소에서 사 내 배낭에 넣었던

주먹밥을 꺼내주니 그것까지 정말 맛있게 먹어치웠다. 그러다 "아빠도 ..." ㅜㅜ

 

원래의 목표는 아직 1시간을 더 가야 하는 남벽분기점이었는데

녀석은 일언지하에 동행을 거절했다. 아이는 내려가고 홀로 남벽 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입구 관리인이 소리쳐 부른다. 스패츠가 없으면 고생을 각오하시라고 친절히 조언한다.

그렇지 않아도 여분의 등산양말이 있었음에도

단단히 조인 등산화 속으로 들어오는 눈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던 차라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서울에서의 최초 목표는 당연히 한라산 백록담.

현장에서 아이의 저질 체력을 목도한 후 영실 - 남벽 - 어리목의 7시간 코스로 수정.

산의 풍광이란 게 오를 때 다르고 내려올 때 다르다고 위로하면서

다시 영실 - 남벽 - 영실, 4시간 코스로 결정했는데 말야.

 

시간은 널널하고 힘은 남으니 네비에게 곶자왈을 명했다. 곶자왈이

한두 곳이 아니네! 가까운 <환상숲>으로 정하고 과속단속 카메라들을 요령껏 피하며

30여분을 달리다 <5월의꽃>이라는 흰색의 무인카페를 만났다.

카페 이름과 같은 크기의 '피자'라는 글씨가 더 눈길을 끌었다는 게 맞는 말일 듯.

제주도에서 처음 생긴 무인 카페인데 여기 여행을 왔다가 눌러붙은 한 처녀가

알바를 하면서 가게를 돌보고 있었다. 음식 맛은 그렇다 치고 인테리어부터

운영방식까지 매우 색다른 제주 경험이었다. 이 집 근처로 이런 무인카페가 몇 있었다.

 

아이의 고생을 치하무마할 필요가 간절하여 곶자왈은 과감히 미루고

자기 앱으로 찾은 모슬포항 근처의 PC방으로 안내했다. 물론 중간에

추사 김정호 유배지 기념관에 들른다는 조건을 달아서

 

아이를 PC방에 내려놓고 항구까지 걸으며

마을과 어부들의 몇몇 특별한 상황을 ("작품"이라 읽는다) 담았는데 ...

조업을 끝내고 들어온 배에서 근처 횟집에서 온 운반차량으로

펄펄 살아 몸부림치는 방어를 옮기는 광경을 보았다. 그래서

저녁으로 모든 식탁 데코레이션을 생략한 방어회와 지리를 먹었다.

1인당 1만원의 식사. 현지 시장에서만 누리는 특권 아닐까.

전날 7만원씩 주고 먹은 구운갈치 끓인갈치가 너무너무 아까웠다는 ...

 

 

 

Passmore Moshaya의 <분노>

 

 

 

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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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16

이어가기 2013. 11. 30. 08:41

 

 

음, 먹어도 안전해.

그래도 아빠는 살찌면 안 되니깐 하나만.

 

 


 

여행 전문가 최명애

다채로운 여행·이주 경험 쌓이면서
‘내방식의 삶’ 찾는 디아스포라 늘어
‘제3세계 존중’의 윤리적 성찰 필요

영국 옥스퍼드대 지리환경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최명애(37·사진)씨는 “한국인들의 지리적 상상력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본래 여행을 좋아하는 최씨는, 여행이 좋아 일간지 여행 담당 기자를 했다. 그러다 ‘좋은 여행’이 어떤 건지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 생태여행을 주제로 4년째 유학 중이다. 그는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2003년 카드대란 등 굵직한 사건들을 계기로 한국인들의 여행과 소비의 패턴, 사회구조, 가치가 크게 변했고, 이에 따라 ‘한국 밖에서의 삶’도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한다.

 

-21세기 들어 새 유형의 ‘디아스포라’가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나라로 여행하는 경험이 많이 쌓이면 시공간 개념과 가치관이 달라진다. 이젠 더는 세상 어딘가로 쫓겨나 사는 슬픈 디아스포라가 아니다. 자신이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가서 그곳 사회·문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한국 밖으로 나가더라도 인터넷 발달 덕분에 계속 한국의 가족·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고 고립되지 않는다. 20~30대 젊은이들은 확실히 시공간 개념이 다르다.”

 

-스펙을 쌓으려고 외국에 가는 젊은이들도 많지만, 한국사회의 경쟁풍토가 싫어서 떠나는 디아스포라도 많다.

“영국에선 이미 ‘갭 이어(Gap Year)’가 유행이다. ‘자체 안식년’과 같은 개념인데, 공부·일을 중단하고 1년 정도 다른 나라에서 사는 거다. 한국에도 20~30대 직장여성들 중 사표 내고 장기 여행을 하거나 몇달 또는 몇년 외국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갭 이어를 끝낸 뒤 ‘이제 충전했으니 가서 열심히 일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내 삶이 타인의 기준에 따라 ‘표준화·정상화’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식대로 살려고 결심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미국·유럽 사람들이 외국에 가서 사는 것과, 한국의 새로운 디아스포라 현상은 어떻게 다른가?

“과거 식민지 경험이 있는 유럽인들은 지리적 경계에 대한 인식이 한국인들과 많이 다르다. 남미 열대우림이 옆집이고 아프리카가 앞마당인 식이다. 가족·친척들도 다른 나라에 많이 살고. 그러다보니 선택지가 한국인들보다 훨씬 넓고, 주제도 다양하다. 이를테면 1년 동안 벨리즈에 있는 거북이 돌보기 엔지오(NGO)에 가서 자원봉사 하는 식이다. 한국인들도 디아스포라를 선택하는 이유들이 훨씬 더 다양해질 거라고 본다.”

 

-‘좋은 여행’은 ‘좋은 디아스포라’와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에서 장단기 삶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최근 유럽에선 외국에서 여행 또는 거주할 때 어떤 ‘윤리적 기준’을 지켜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업계에선 세르파에게 어떻게 합당한 수입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혹독하게 동물들을 다루는 동물쇼를 없앨 순 없는지, 호랑이·사자 같은 새끼 맹수들을 장난감처럼 다루며 사진 찍는 관광을 막을 방법이 없는지, 선진국 국민들이 제3세계 고아원을 돌며 ‘기부금 관광’을 하는 게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따위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선진국에 가면 ‘스스로 쫄아서’ 먼저 조심하지만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에 가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한국인들의 외국 진출이 늘어난만큼, 현지인에 대한 착취, 제3세계를 대하는 우월적 시선, 환경과 생태를 무시하는 처사, 해당 정부에 세금을 제대로 안 내는 행위 등을 성찰해야 한다고 본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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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밑자락까지 차를 댈 수 있는 오름은 세 곳이라나.

그 중 한 곳이 군산이다. 이 표지석이 있는 외길로 5분 정도 올라간다.

길이 너무 좁아 마주오는 차가 없기를 여러 신들에게 빌었다.

 

 

월평게스트하우스에서 군산 가는 도중에 만난 가로수

 

 

주차장에서 잠시 내륙 쪽 오름 모듬을 바라본다

 

 

혼자 다녀와

 

 

일본 놈들이 파게 했던 진지동굴.

정상 가는 길에서 옆으로 약 20여미터 떨어져 있다.

 

 

중간에 뒤돌아서 바라본 한라산.

내일은 그 밑자락에 가볼 거다.

 

 

오름 정상에서 만난 싱그러운 처자들

딸네미가 급생각나 "안녕하세요?"

 

 

이웃 오름과 바다

 

 

삼거리 식당에서 전복죽을 시켰다.

죽 싫다고, 왜 그렇게 맘대로 행동하냐고 방방 뜨더니

국물 한방울 안 남기고 박박 긁어먹더라. 참을 인!

 

 

제주조각공원

 

 

아해만 없었다면 혼자서 하루를 보낼 수도 있었을 듯

2시간을 대충 사진만 찍고 돌아다녔는데도 다 보지 못 했다

 

 

 

 

아프리카 작가들의 돌 다루는 기술과

표현력이 기가 막히다

 

 

 

장성란의 력(力)을 여기에서 만나네

 

 

 

Andrew Mukomberanwa의 성장여인부터

 

 

 

 

 

 

다 봤어. 가자!

나도 하겠다. 제목만 그럴듯하게 붙이면 되잖아.

 

 

 

 

 

 

어떤 사연의 나무 입양까지

비록 입장객은 우리 포함 노부부 4명에 불과했지만

기회가 있으면 또 가리

 

 

입장료 2천원의 용두암 입구에서 주차료 1천원 땜에 기분이 더러웠다.

 

용머리해안 입구 산방굴사

같은 공간에서 한쪽은 무료고 한쪽은 유료니.

주차관리인이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이유이리라.

 

 

 

제주도가 왜 제주도인지 보여준 용두암

 

 

 

 

 

 

 

 

 

예상보다 하루 더 묵은 월평게스트하우스를 떠나

성산일출봉의 펜션을 찾다가 눈에 들어와 잡은 1박 5만원의 민박집

컴퓨터는 있지만 인터넷이 안 된다. 사우나탕처럼 따듯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성산일출봉과 차량으로 5분도 안 걸리는 곳이지만 펜션과 민박집이 드글드글하니 굳이 ...

 

 

 

그래도 나쁘진 않았지?

 

 

제주여행 게시글을 검토하니 2일과 3일 여정이 바뀌었네

일기를 미루면 이 짝 나네ㅜㅜ

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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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카훼리 1호

 

 

 

 

 

 

4시간이란 운항시간을 고려한다면

의자에 앉는 것보다 이렇게 자빠져 있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

쾌속선 승선료의 반값인 2만원 수준.

 

 

8시 전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찾은 제주포시 고기국수집이 막 문을 닫고 있었다.

딸네미의 강로 차타고 배타고 국수 먹으로 왔는데 말야 ㅜㅜ

 

 

제주도 허리를 무서운 속도로 1시간만에 주파하여 도착한 게스트 하우스

 

 

올레길 7코스와 8코스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도보꾼들이 한 두 명씩 계속 들어온다

가격도 정말 착하고 젊은 관리인이 편하게 맞아준다

 

 

강정마을에 들러 문정현 신부님께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미사에 참여한 타지의 남성

 

 

 

 

 

 

 

쇠소깍

소의 쇠, 웅덩이의 소, 끝이라는 의미의 깍

 

사진촬영을 일절 금하는 이 놈

 

 

내 마음이! 

 

 

 

 

여행 내내 나는 이 놈의 뒤통수만 찍는다

 

 

먹을 걸 쥐어 주고 구걸해서 한 컷

 

 

이런 ㄴ도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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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대교 보행자

 

 

인터넷에서 찍어놓고 찾아간 펜션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인 내외도

되돌아오다 식당과 펜션을 겸비한 곳에 짐을 풀고

 

 

큰맘 먹고 들어간 횟집.

스끼다시가 이게 전부다. 지네들 식사 때 먹던 거 주는 것도 아니고 말야

그러나 마지막에 나온 지리는 정말 훌륭했다.

지금도 그 개운하고 깊은 맛이 입안에 남아 있는 듯

 

 

 

손님도 없던데 10평짜리를 5만원에 내놨다.

 

새벽에 오른 완도타워

바람이 엄청 세 차로 바람을 막고 찍었다는

 

 

 

어쭈, 햇님이 뒤에서 나타나셨네 ;;

허겁지겁

 

 

 

 

혹시 타워 뒤에는 더 좋은 장소가 있지 않을까!!

헐레벌떡

 

 

 

 

원래 예약했던 여객선 블루나레가 강한 바람으로 운항이 취소됐다고

출항 1시간 전에 문자로 통지가 왔다.

 

 

 천재지변에 해당하므로

회사에서는 손해배상 등의 책임이 없나 보다.

오후 4시반에 출항하는 4시간 걸리는 카훼리1호가 유일한 옵션이었다.

 

 

8시간을 더 보내야 한다.

아이를 완도 수목원으로 모셨다

 

 

비 오시는 날 나들이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자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다.

 

 

수목원에는 네 가지 코스가 개발되어 있는데

4~5시간이 소요되는 등산코스도 있었다.

 

 

잘 닦여진 도로만 타고 돌아도 반나절이 걸릴 것 같은데 ...

 

 

 

제1 전망대까지만 가기로 했는데

 

 

몇 번이나 포기하려는 걸

 

 

당근과 당당근으로 꼬셔 올라갔고

 

 

내려오는 길에는 같은 길 또 가지 말자는 속셈으로

 

 

다른 길을 택했는데

드뎌 녀석의 심통이 폭발했다.

"아빠, 가서 차 가져와!"

 

 

3시간 정도 걸어본 기억 자체가 없단다.

위로 차원에서 놈은 PC방, 나는 청해진 장보고 기념관

 

 

문득 장보고유적지가 있는 장도와 육지 사이에 뜬 무지개를 발견했다.

무지개는 무조건 찍는다. 우당탕탕 ~~

 

 

 

썰물 때는 드러난 육지길을 걷는다

 

 

 

 

 

 

지갑을 더 활짝 열어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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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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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으로

슬렁슬렁 2013. 11. 25. 23:16

8시 정각에 출발하자니 안 된단다.

만화책을 반납해야 하니.

무인반납함이 있을테니 가보자고 하니.

없단다.

있었다 -_-

여행의 시작은 참을 인과 함께

 

 

담양이 가까워질 무렵 첫눈이 내렸다. 무섭게 눈보라로

 

메타세콰이어길로 들어섰을 때는 비로 바뀌었다

 

 

관방제림까지 이런 길이 이어진다

 

 

아줌마들 무리를 피해서 단독 컷

 

 

 

미 투

 

 

 

죽녹원이 팬더 기숙사였어?

 

 

장애인은 공짜.

지금부터 찾는 곳마다 무조건 2천원이다.

 

 

 

부친으로부터 무형문화기술 채상을 전수 받으신 분

매일 가게같은 이 전시관에서 채상을 만드신단다

 

 

 

 

다시 나와서 아줌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관방재림으로 

 

대한민국 천연기념물이다.

 

 

1648년 당시 담양 부사 성이성이 홍수를 막기 위해 제방을 쌓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었는데

 

 

1845년에 부사 황종림이 다시 정비해서

현재는 15종의 낙엽 활엽수 320여 그루가 남아 있단다.

 

 

호떡에 대나무 잎 가루를 빻아 넣어서 대나무 향맛이 난다.

영업하는 가게 한 곳에 손님은 우리

 

 

스마트폰 대신 호떡 호호 불면서

 

 

나무 마다 모두 이름표를 붙여 관리한다

 

 

오늘의 목적지 완도 때문에

두어 시간도 못 되어 떠나야 했다.

원래 점심을 떼우기 위해 찾으려 했던 '진우네 국수'는 끝내 못 찾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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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15

이어가기 2013. 11. 15. 18:49

 

 

한 붓은 붓이요

또 한 붓은 칼이라

문무에 능하니 동네가 놀랐고

칼싸움 컴터 게임에 적수가 없었더라

 

박수치고!

 

 


 

만화가 김미선 ‘곰이 책읽는 이야기’
삼국지 등 책 리뷰 만화로 풀어내

제목이 <곰이 책읽는 이야기>, 표지는 곰이 등 깔고 누워 책을 보는 그림이다. 책을 읽는 이 곰은 실은 김미선씨. 김미선씨는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자면 “게임 오타쿠의 인생을 누가 뭐래도 즐겁게 살아”온, 대표작은 <라쿤주의>인 만화가다. 곧 이 책은 만화책이다. 김씨 자신의 이야기인. 그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만화, 그래서 보기 드문 ‘책 리뷰 만화’다.

 

만화가 김씨의 주특기는 ‘개그’. 그래서 그가 꼭꼭 씹어 다시 풀어낸 원저들은 웃기는 만화로 재창조됐다. 게임광답게 그가 <삼국지>를 읽은 계기는 게임 삼국지의 원래 내용이 궁금해서였다고. 거칠고 남성적인 삼국지의 내용은 때론 순정만화처럼 묘사되며, 그 흉포한 여포와 능글맞은 유비는 눈망울에 감정이 넘치는 여린 존재로 변하기도 한다. 물론 리뷰 만화이니 내용을 다시 그리는 게 아니라 지은이가 책을 읽고 느낀 점, 또는 인상 깊었던 부분을 즐겁게 들려주는 내용이다. <삼국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기열전> 같은 역사책으로 시작하던 만화는 <과식의 종말> <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 처럼 독특한 소재를 다룬 책으로 넘어가고, <시골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같은 논픽션을 주로 다루다가 <유령 인명구조대> 등의 픽션까지 넘나든다.

 

만화의 힘은 무엇이든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 이런 매력을 담은 이 독특한 ‘책 만화책’은 만화로 전해주는 원저를 읽고 싶게 훌륭하게 유혹해낸다. 텀블러북스 펴냄, 1만2000원.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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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14

이어가기 2013. 11. 10. 12:52

 

 

실시!

방배동 카페에서 춤을 춰야 했고

선릉 산책길에서 깡총깡총 귀엽게 뛰어야 했고

비 오시는 날 우산을 뺐겨야 했고

지도 찾기할 때는 못 찾아야 했고

또 뭐?

 

 


“북유럽 학교는 잘 조율된 악기”

등록 : 2013.10.31 19:46 수정 : 2013.10.31 22:18

페테르 베르예루드(왼쪽)와 닐스 요한 만소케르.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 전시회 온 노르웨이 건축가
정형 탈피하고 쾌적한 공간 설계

“지루한 건물에서, 지루한 교사한테 배운 학생은 결국 지루한 사람이 된다. 우리는 건축가로서 학교를 잘 조율된 악기처럼 만들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교육이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든다.”

 

노르웨이에서 20년 동안 25개 학교를 설계한 건축가 페테르 베르게루드(베르겐 예술디자인 아카데미 교수)와 닐스 요한 만소커 건축가에게 노르웨이의 학교 건축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내년 2월16일까지) 개막식 참석차 서울에 왔다. 전시회에선 이들이 설계한 학교 4개가 선보인다. 그들은 “노르웨이 학교건축은 미래세대한테 필요한 자질을 어떻게 갖춰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교육과정은 한국과 비슷해 2~5살 유치원, 6~13살 초등학교, 14~16살 중학교, 17~19살 고등학교 체제다. 이들 건축가는 자신들의 미래가 젊은이들한테 달렸기 때문에 그들이 사랑스럽고 책임감 있으며 즐거운 환경에서 배우도록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페테르와 닐스가 설계한 클레페스퇴 중학교와 카루스초·중학교. 통로를 ‘더불어 삶’의 공간으로 만들고, 창문에서는 많은 빛을 끌어들였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노르웨이에서는 ‘더불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친다. 학교 건축에서는 학생들이 그곳에서 배우고 생활하면서 이러한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공간과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우리는 ‘회색지대’에 주목한다. 배움과 놀이를 위한 전용공간들 사이에 있는 중립공간을 말한다.”

 

이들이 설계한 학교를 보면 교실과 실습실 사이, 학교 건물과 운동장 사이 또는 기숙사 사이에 대한 고민이 두드러진다. 대개는 이동공간으로 쓰이는 이런 중간 공간을 넓고 쾌적하게 만들어 학생들이 정규 수업 외에 자율적으로 모여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회색지대에서 학생들은 서로 함께 하는 것을 배우고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앉아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걷는 행위 자체가 뇌를 자극하지 않는가.”

 

이들이 제시한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규격화와 사각틀을 벗어난 점이다. 교사와 기숙사가 삐뚤빼뚤 배치돼 있으며 곳곳에 골목길과 비정형 공간을 집어넣었다. “1960년대까지는 학교건물이 엄정하고 규격화돼 있었다. 학교는 대칭구조가 많았고 교실의 크기, 배치, 창문의 크기 등이 일정했다. 그런 환경에서 미래세대를 가르쳐서는 안된다는 반성이 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새로 짓는 학교는 새로운 콘셉트로 지어지고 기존의 학교는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이 리모델링에 참여한 초등학교는 1960년대 후반에 지어진 중학교였다. 기존 건물은 뼈대만 남기고 새로운 건물을 연결해 전혀 다른 학교로 만들었다. 일정한 간격의 기둥구조를 상쇄하려 원형 공간과 화사한 색깔을 도입했다. 규격화한 창문 자리에는 크기와 높이가 다양한 창을 냈다. “지금은 대부분의 교육이 학교에 맡겨져 있다. 아이들이 아이티(IT) 기기에 노출돼 있는 상태서 학교 교육마저 붙박이식으로 된다면 미래 세대는 궁둥이만 커다란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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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소사벌 택지조성지구

차 한대, 들고양이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아래 손가락 지점에서 분명히 좌회전해야 하는데

텅빈 길거리에서 교통표지를 더 믿고 우회전을 해버렸으니

 

 

평택시 서쪽의 동부공원 쪽에서 혼자 알흠다운 길을 만나 좋다고 ㅜㅜ

 

 

 

 

 

 

참 반가웠다네.

 

 

 

 

 

 

평택대학교다. 걷는 걸음걸이, 거침이 없었으니

 

 

 

결국 안성IC까지 2시간의 헛발품을 팔고서야 ...

 

 

택시비 1만1천원을 주고 45번 국도 교차점으로 회군

 

 

 

 

 

여자의 몸을 뚫고 박힌 화살이 아니라 뚫고 나온 식물이다.

천성명의 <잠기다> 인간의 모체인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표현했다는데 ...

 

 

 

소용석의 <별이 되어>

아이 + 구의 지구촌 + 선열들의 별자리

 

 

박장은의 <내 이름은 조선인이요>

 

 

신현운의 <자연이 된 사람>

어디서 보았지?

 

 

이길래의 <땅울림>

 

 

3.1운동 기념탑

 

 

박은선의 <연속성-결합_연결>

 

 

 

 

 

Dum 지도 안 읽은 지 얼마나 됐다고 터널을 의미하는 점선을 무시하고

기념관을 끼고 좌측으로 도는 두 번째의 치명적인 실수를 한 다음에 만난

산수갑산이라는 식당 내부

 

 

토박이 사장에게서 내 길이 잘못되었다는 조언을 받았다.

지금 가는 길도 갈 수는 있다는 사장 나름의 확신에 힘을 얻어

그냥 도로 옆 숲길을 내려가는데

 

 

도중에 동네 슈퍼 할머니가 택도 없다면서

빠꾸해서 기념관 앞길로 계속 가라고 꾸짖는다

간신히 다 내려앉을 지경의 아반떼 기사의 친절로

경사진 길을 1킬로미터 넘게 후진하여

 

 

용인대 얘들 단합대회하고 있는 데를 통과해서 ...

 

 

 

 

 

 

 

 

 

 

 

수령 270년 된 나무둘레 4.2미터의 느티나무 보호수도 만나보고

 

 

 

 

 

밭일 하시는 노부부가 참 정겹다.

 

 

눈이 마주쳐 인사를 드리니 별 것을 다 물으시며 놓아주질 않는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털도 윤기가 흐르고 아름다운데 눈빛이 그렇게 순하고 착할 수가 없다.

아가야, 아저씨도 그래?

 

 

 

 

 

허리는 90도지만 발걸음이 씩씩하시다.

뒤로 마산지 저수지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저수지 위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도자기체험 학교 같은 건물들이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볼 수 없었던 경치.

이들은 어떻게 이런 곳에 저런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

 

 

 

 

 

 

 

 

 

 

유무상통에 도착하니 5시 반이다.
오전 8시반에 역에서 출발했으니 9시간이 걸렸다.

 

 

점심식사, 택시와 승용차를 이용한 시간을 빼도 적어도 7시간을 걸었다.
지도에서 확인했던 거리가 약 26.9킬로. 시간당 4시간이니 평년작이다.

 

엄마가 반색을 하며 맞아주셨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계셔야 하니 안 그렇겠나.
대변 보시는 일을 도와드리고 보행기를 이용하여 복도를 걸었다.

 

 

20미터도 못 가셔서 사색이 되신다.

 

 

휠체어에 앉히니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시며 가쁜숨을 내쉰다.
대변을 보신 후 바로 운동을 한 게 치명적이었다.

 

 

혈색이 되돌아오기까지 10여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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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13

이어가기 2013. 11. 2. 07:41

 

 

으엑, 우유병 대신 탄산음료를 ㅜㅜ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용산가족공원이었지

돌이켜보면 그추억의 가족 공간이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관'자 돌림의 건축공간만이 예외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 우린

단지 이 찰나에 빛의 도움으로 과학의 힘을 빌어

그 또한 순간마다 진화하는 예술품을 잡아 놓은 게지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크 지멜의 <돈의 철학>은 돈에 대한 비판, 화폐경제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돈에 기반하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책이다. 길 제공

지멜의 독일어 원본 번역
주관적 욕망이 교환돼 객관화
질적 차이 사상한 예술을 닮아

돈의 철학
게오르크 지멜 지음, 김덕영 옮김
길·5만5000원

 

게오르크 지멜(1858~1918)의 <돈의 철학>(1900)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83년 영어를 거친 중역본을 통해서였다. 대학 앞 서점의 가판대에 놓여 있던 그 책의 영상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책의 대본이 된 영어판 자체에 오역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첫 번역이 등장한 지 딱 30년 만에 드디어 독일어 원본의 번역이 출간됐다. 역자는 독일 카셀대학 사회학과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김덕영씨. 번역은 깔끔하고, 해제도 충실하다.

 

학부 시절에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워낙 오래전이라, 머리에 그때 했던 독서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그 후 지멜을 다시 접한 것은 유학 시절. 이른바 ‘지멜 르네상스’의 물결 속에 문화에 관한 몇몇 에세이들을 읽은 적이 있다. “미개인들은 원거리 지각은 예민하나 정작 제 몸에서 나는 악취는 맡지 못하는 반면, 문명인들은 원거리 지각의 능력은 떨어지나 근거리 지각에는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새 번역본 <돈의 철학>을 펼쳐 읽자마자 당장 떠오르는 두 이름이 있다. 바로 이마누엘 칸트와 카를 마르크스다. 책에서는 화폐의 물신성이나 노동의 소외와 같은, 마르크스를 통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여러 주제들이 -아마도 칸트주의의 영향 아래- 새로운 색채로 변주된다. 칸트는 관념론자, 마르크스는 유물론자다. 이 둘의 길항관계에 주목하라. 서로 대립하는 이 두 시각은 때로는 서로 충돌하거나 보완하면서 화폐경제가 만들어낸 생활세계의 현상학을 전개한다.

 

사적 유물론은 경제적 토대를 강조한 결과 문화적 상부구조의 자율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사적 유물론에 내재된 경제 결정론의 경향을 수정하는 데에는 역시 정신의 능동적, 구성적 역할을 강조하는 칸트의 철학이 제격이었을 게다. 당시 독일의 지성계는 마침 칸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이 새로 부활하여 사회학의 지배적 경향이었던 콩트의 실증주의에 맞서던 참이었다.

 

돈의 본질을 ‘가치’의 문제로 접근하는 데에서 벌써 신칸트주의의 경향이 드러난다. 무게나 길이와 같은 속성은 대상의 객관적 속성이나, ‘가치’는 대상과 인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론 마르크스주의 역시 ‘가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지멜의 가치론적(axiological) 접근은 그 성격이 신칸트주의적인 것으로, 마르크스주의가 채택한 ‘노동가치설’과는 비교적 명확히 구별된다.

 

“우리의 영혼은 언제나 현실의 내용을 완전히 자율적인 질서에 담아내는 가치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가치의 세계란 무엇인가? 지멜은 쇼펜하우어를 패러프레이즈한다. “존재의 세계가 나의 표상이듯이, 가치의 세계는 나의 욕망이다.” 즉, 사실의 세계가 우리의 의식이 구성한 표상이듯이, 화폐경제는 우리의 욕망이 구성한 가치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렇듯 지멜의 가치론은 사적 유물론과는 사뭇 다른 세계관을 함축한다.

 

지멜의 사상적 고향인 슈트라스부르크에 있는 그의 묘지. 길 제공

 

노동가치설에서는 상품의 가치를 그것을 만드는 데에 투여된 사회적 평균노동량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가치’는 유사물리적 속성, 즉 상품이나 화폐 속에 응결된 땀방울로 간주된다. 반면, 지멜에게 가치는 욕망의 상관자다. 사람마다 다른 그 주관적 욕망은 ‘교환’을 통해 객관적 가치로 확립된다. 노동가치설이 ‘생산’의 관점에서 가치에 접근한다면, 지멜의 가치론은 그것을 ‘교환’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마르크스에게 인간이 ‘노동하는 동물’이라면, 지멜에게 인간은 ‘교환하는 동물’이다.

 

지멜은 이 두 가지 관점을 서로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로 본다. 자신의 작업이 “사적 유물론의 토대를 보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적 구조를 통해 이념적 구조를 해석하는 경우에 경제적 구조는 이념적 심층구조로부터 파악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는 관념론(칸트주의)과 유물론(마르크스주의)의 ‘종합’이라 하기보다는 차라리 슬라보이 지제크를 따라 ‘시차’라 불러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멜이 자신의 논의에 종종 미학을 동원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돈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안다. 그것은 교환되는 사물들의 질적 차이를 지우기 위해 등장했다. 시장의 그 어떤 물건도 교환되어 돈이 되고, 그렇게 얻은 돈은 그 어떤 물건과도 교환된다. 결국 돈은 사물들의 질적 차이를 사상한 순수한 형식인 셈이다. 그 점에서 그것은 예술을 닮았다. 칸트에 따르면 예술은 순수한 형식(‘목적 없는 합목적성의 한갓된 형식’)이다.

 

지멜은 사물들이 교환을 통해 구체적인 질적 특성을 잃고 돈이라는 추상적 양으로 변하는 과정과 현대예술의 점증하는 형식화, 추상화 사이의 연관을 지적한다. 이것이 지멜 특유의 ‘사회학적 미학’이다. 시장에서 주관적 욕망들이 교환을 통해 객관적 가치로 확립되는 과정을 설명할 때, 그는 취미판단이 “주관적 보편성”을 띤다는 판단력 비판의 논의를 원용한다. 이렇게 ‘사회학적 미학’은 동시에 ‘미학적 사회학’이 된다.

 

이어서 지멜은 돈이 어떻게 인간과 사회를 자신의 형상대로 주조하는지 기술한다. 화폐경제는 인간에게 ‘자유’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자유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 동시에 “무엇으로의 자유”다. 돈이 가져다준 자유는 추상적 자유, 내용 없는 자유의 한갓된 형식이기에 “우리 시대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확실히 더 많은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유를 아주 조금밖에 향유하지 못한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역시 구체적 문화 현상에 대한 분석들이다. 돈은 현대인을 모든 질적 감정들을 잃어버린 차가운 계산의 주체로 변화시킨다. 가령 수전노와 낭비벽은 실은 동일한 현상으로, 최종 목적인 소비 앞에서 정작 구체적 사물에 무관심해지는 두 가지 방식이다. 수전노는 아예 소비를 포기하고, 낭비자는 소비할 대상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부벽도 마찬가지다. 거기서도 욕망은 대상을 향유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돈을 쓰는 데에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지멜의 통찰은 오늘날의 문화를 분석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가령 ‘1000원 숍’의 물건들은 구체적 사용가치와 상관없이 그저 ‘동일한 양(가격)’으로 묶여 있다는 의미에서, 양이 질을 삼켜버린 화폐경제의 극한현상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지멜과 발터 베냐민의 관계다. 5장에 나오는 ‘실물가치의 화폐가치로의 전환’이라는 절은 훗날 베냐민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제기할 유명한 개념, 즉 ‘아우라의 파괴’를 선취하고 있다. 지멜에 대한 때늦은 관심의 부활은 아마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책을 덮으며 새로 번역된 <돈의 철학>이 우리 사회에서도 또다른 지멜 르네상스를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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