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46: 零點照準

이어가기 2018. 6. 4. 06:51


초딩 1학년

충분히 그 용도를 알고 있을 가방을 놔두고

굳이 엄지와 검지 사이에 껴서 룰루랄라 집까지 들고 왔던 종이가 있었지

누나가 받는데 나라고 못 받을쏘냐, 하는 의기양양함도 있었겠지만

그 게 사해동포주의 원칙에 따라 시간이 가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 주게 돼 있다는 걸 아는데 긴 시간 걸리진 않았지.

홍익인간 정신을 주입시키는 당근으로써 상장의 힘은 그렇게 약화되었고



명사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총을 잘 쏘려면, 표적을 잘 맞추려면

먼저 주어진 소총의 타고난 특성에 나의 호흡, 성품을 맞춰야 한다

무기와 내가 합일하는 첫 관문 영점조준.

표적지 중심을 기준으로 실탄 세 발을 쏴 형성된 탄착군을 나의 성품으로 삼아

드러난 내 성품을 표적지 중심에 맞추도록 가늠자와 가늠쇠를 올바로 조정했을 때

드디어 대량생산된 소총 중 하나와 나의 성품이 일심동체가 된다.



문제는 탄착군이 가로세로 세 개의 칸 안에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

이 범위를 벗어난 정도는 내 성품이 얼마나 지리멸렬한지를 보여주는 잣대.

사격이 잘못 되어도 일관성 있게 잘못 되어야 교정이 가능하지

三國이 난립하는 표적지에서는 백약이 무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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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가까운 미래에 인간들 간의 소통이나 약속은 

만물인터넷이 대행할 것이라 단언한다. 이것들의 알고리즘은 이미 각 개인의 

인지적 능력이나 생활 습관과 기호, 성벽 등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으니 

호모사피엔스처럼 뭔가에 정신이 팔려 실수 할 확률이 제로에 가깝기에. 


그런 날이 왔다 치자.

그럼, 낙담이나 낭패 없고 더불어

자 돌림의 당혹, 당황, 좌절, 허탈, 분노, 자책도 없고

이 일당들을 쿨한 미소로 눙치는 반전의 묘미도 없을

그 세상은 대체 뭘로, 누가 즐기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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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67: 선택

이어가기 2018. 5. 22. 14:12





세상살이 중 엿장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기나 할까

역대 대통령선거에서의 뿌리 깊은 지방색이,

서빙하는 순서나 일회용 장갑 착용자를 점지하는 아줌마가,

지사나 본사나 그게 그거라지만 채용자의 판단력에 박수치는 관전자들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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