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역에서 버스 타러 가는 8인

 

 

다산길 5코스는 피아노화장실이 출발점이다.

그래서 차를 타고 이곳에 온 거다. 출발점에서 출발하자고.

 

 

이 길로 들어갔다 다시 이 길로 나와야 한다.

그래서 2분은 그냥 남으시고 ...

 

 

 

깨끗하나 비좁다

 

 

첫 번째 만난 정상에서의 풍광이 압권이다.

날씨 좋으면 서울 대문이 보인데서 문안산인 그 산보다

이곳이 비록 두세 평밖에 안 되는 공간이라도 조망이 낫다 싶었다

 

 

방금 다녀온 피아노 화장실과 그 주변이

마치 미니어쳐 세트장처럼 펼쳐져 보인다

 

 

북한강과 주변의 산맥

 

 

 

죽어 스스로 십자가가 된 나무

이 나무를 만나면 그 직전에 좌측으로 길을 내려가야 한다

 

 

정말 맛있었습니까?

 

 

아멘!!!

(길 위의 역사학)

 

 

 

사실 다산길 5코스는 3 분의 2 이상이 산행이었다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입에 육두문자를 달지 않고는

걷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비친화적인 도보길이었다는 ...

  

 

10월의 일교차도 컸지만

양지와 음지의 기온차도 컸다

 

 

도착지를 약 2키로 남겨 놓고 묘지터와 동네 뒷골목 등으로

보물찾기 하듯 나무에 걸린 이정표를 찾으며 걷는다 

 

야트막한 산중턱을 꿰차고 앉아

곧 등장할 석양을 기다리는 묘지들

 

 

오성과 한음의

그 한음 이덕형이 생을 마감한 별서터

 

 

말의 좌측에 있는 돌이 하마석이다.

'이 역은 내리시는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어 위험하오니 ...'

 

 

두 그루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400년인 보호수로

앞 쪽 나무의 밑동에서 새 가지가 나고 있었다

 

 

마침 귀가하던 어린 소녀를 보고

다함께님이 용돈을 쥐어 주는 광경이 매우 이채로웠다

 

저 멀리 길게 능선의 자태로 늘어진 운길산역이 눈에 보일 때

 

 

마무리 운동을 강요하듯 생태체험길인가 뭔가가 나타났다.

 

 

다시 두 분은 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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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8

이어가기 2013.10.10 09:34

 

 

전성은의 ‘사랑에 눈뜸’ 교육론

왜 교육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
전성은 지음
메디치·1만4000원

 

“내 교육은 실패했어.”

 

36년 전 아버지가 던진 이 한마디로 아들은 평생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안고 살았다. <왜 교육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가>의 지은이 전성은씨는 국내 첫 혁신학교 거창고를 만든 전영창 선생의 아들이다. 폐교 위기에 놓인 산골의 거창고를 인수해 전인교육의 대명사로 일군 전영창 선생의 삶은 그야말로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다. 그런 아버지의 삶을 물려받은 지은이는 지난 41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이 책에서 그는 평생 천착한 교육의 근본에 대해 살피고 현 시대가 봉착한 교육의 위기를 짚는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는 사람을 길러 내는 것, 자아 실현을 돕는 것, 기술이나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교육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런 것은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교가 입시 기관으로 전락한 작금의 현실에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는 단연코 “사랑에 눈뜸이 교육”이라 말한다. 사랑에 눈뜬 자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불의나 부패와 타협하지 않는다. 자신·가족을 넘어 시대 모순과 마주한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교육은 대한의 독립이었고, 군부 정권 시대의 교육은 민주주의였다. 경제성장과 민주화가 일정 부분 진전된 현 시대에서 교육이란? 평등과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지엽적 교육이 아닌 본질적 교육을 스스로 실천하는 그의 삶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여기에 행복을 추가하고 싶다.

행복이 없는 평등과 평화는 위선이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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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7

이어가기 2013.10.09 09:13

 

 

정혜윤의 새벽세시 책읽기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열화당·1만원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한 부분을 친구가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밤에 작별 선물로 읽어 주었다. 글 속에서 존 버거는 로스티아란 친구를 만난다. 로스티아는 이제 막 군복무를 마치고 갓 제대한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어떤 군대에도 가보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긴 투쟁 자체가 그에겐 말하자면 끝없는 기동훈련만 같았던 것이다. 삶이 군대 생활 같다 보니 그의 꿈은 휴가를 얻는 것이었다. 휴가를 얻으면 뭐 할 건데? 미친듯이 그림을 그리는 것, 그것이 그의 꿈이었다.

 

로스티아는 세월이 흘러서 건축 사무실에서 시간제로 도면 그리는 일을 얻게 되었고 스튜디오를 마련해서 존 버거를 초대했다. 로스티아는 늘 전깃줄에 매달려 있는 전구와 전구갓을 그렸다. 그림마다 저마다 다른 광대한 풍경들이 전등 불빛 아래 드러나 있었다. “지표면 어딘가를 한 개 두 개 혹은 네 개의 전구가 한 가족처럼 비추고 있는 그림들”이었다. 볼수록 훌륭한 그림이었지만 존 버거는 어두운 생각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비평가라는 말을 듣고는 있지만 그 그림들을 팔리게 만들 재능이 전무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워졌던 것이다. 그때 로스티아가 불쑥 말한다. “왜 그래요?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요?”

 

질문이 아무리 천진해도 존 버거는 괴로운 마음을 떨치기 힘들었다. 저 멋진 그림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인정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둘은 물감을 사지 않고 직접 만들어 쓰면 얼마나 싸게 먹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기름 냄새를 맡고 나니 좌절감이 잊혀지기 시작했다.

 

“다시 열두살 때로 돌아가 있었다. 처음으로 유화물감 한 상자와 연습장만 한 팔레트를 가지게 되었던 때였다. 물감이 담긴 튜브들은 먼 나라에서 온 꿈같은 이름을 달고 있었다. 인디언 레드, 나폴리 옐로, 원색 시에나. 그리고 눈보라에 흩날리는 눈송이를 연상시키던 그 신비한 이름의 플레이크 화이트. 기름 냄새는 나를 반세기 전의 약속으로 되돌아가게 했다. 그리고 또 그릴 것, 한평생 매일 그릴 것, 죽을 때까지 다른 것은 말고 그림만 생각할 것이라던.”

 

시끄러운 맥도널드에 앉아서 친구를 위해서 이 부분을 읽었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바로 “한평생 매일 그릴 것” 같은 화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해서도 읽은 셈이었다. 우리는 수단과 목적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조차도 자신의 결핍을 메우려고, 기껏해야 자존감이나 경쟁력을 높이려고 수단시하는 우를 범한다. 그렇지만 기름 냄새가 존 버거에게 그림을 파는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준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도 덩달아 깨끗한 종이 냄새로 돌아가게 되고 코를 벌름거리게 되고 내가 책읽기를 좋아했던 사람임을 기쁘게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원래 너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잖아. 그걸로 충분했잖아. 원래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했잖아. 그걸로 충분하잖아. 우리는 그걸로 뭘 하려는 이유도 없이 그것들을 좋아하기 시작했잖아. 친구는 지금쯤 비행기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별빛과 달빛을, 창 안에 독서등을 켜놓고 책을 읽는 이름 모를 승객을. 이 생각을 하며 나는 또 다시 책장을 펼치는 것이다.

 

정혜윤 <시비에스>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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