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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어가기 2013. 9. 28. 19:05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부모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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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

이어가기 2013. 9. 26. 07:50

 

시로 읽자, 우리 역사
강영준 지음
창비·1만4000원

“일본에서 수입된 휴대용 버너에/ 미국에서 수입된 쇠고기를 구워/ 중국에서 수입된 나무젓가락으로 집어/ 한 입 씹는 동안/ 동남아인 노동자들은 제각각 다른 공장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건어물 포장하는 자신을 잊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과일 통조림 만드는 자신을 잊고/ 중국으로 수출되는 과자 굽는 자신을 잊었다”(<야외 공동 식사> 부분)

하종오 시인의 <야외 공동 식사>의 배경은 이주노동자들의 체육대회다. 2007년에 펴낸 시집 <국경 없는 공장>에 실린 시다. 일자리를 찾아 나선 이들이 형성한 거대한 이주의 흐름, 그 속에 한국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시는 정확히 짚고 있다. <시로 읽자, 우리 역사>를 쓴 강영준씨는 19편의 시를 들고 와 시대를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그의 어투는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듯 친절하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시대가 읽히는 시’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후의 시들이었다. 이 책의 1부에도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육사의 <광야> 같은 명시들이 등장한다. 거기에 분단과 독재에 저항한 시를 다룬 2부와 민주화 운동과 통일 염원, 청년 실업과 다문화 사회의 내용이 담긴 현대시를 다룬 3부가 이어진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분노와 자책이 섞여 있는 김수영 시인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1965년에 발표됐다. 때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이 언론을 탄압하고 한국의 젊은이들을 베트남 전쟁에 파병할 때다. 책은 “5·16 군사정변 이후 한동안 숨죽여 지내던 김수영의 자기반성인 이 시는 당시 지식인들과 작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설명한다.

시를 시대의 틀에 맞춰 해석 중심으로 서술한 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은이 역시 그 점을 경계한다. 서문에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을 밝힌 까닭이다. “역사와 문학을 연결하는 이 책의 의도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문학 작품을 역사적으로만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이해와 감상은 어디까지나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중학 1학년부터.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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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1

이어가기 2013. 9. 24. 07:42

 

조물주의 선물

 

포기하는 용기 표1 copy.jpg 
포기하는 용기
이승욱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이혼 못한다는 여자,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룸살롱에서 접대도 하고 거기서 만난 여자랑 잠도 잔다는 남자, 부모님이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이라고 말하는 공무원이 꿈이라는 아이들…. 과연 이들은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포기하는 용기>의 지은이 이승욱 공공상담소 소장(영남대 심리학과 겸임 교수)은 많은 사람들의 내면을 파고들어 그 속에 들어있는 감춰진 불안과 욕망을 끄집어낸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자의 욕망에 휘둘리고, 타인과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 부질없는 행동들을 하는지 보여준다. 

 아이 때문에 이혼 못한다는 사람은 사실은 아이가 없어도 이혼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다. 이혼을 선택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혼 뒤의 삶이 두렵고 책임지기 싫다. 그러면서도 아이 때문에 이혼을 못한다며 희생자 코스프레를 한다. ‘아빠=돈 버는 기계’ 로 규정하고 사는 남자는 아빠라는 역할 또는 돈 벌어다주는 역할을 제외한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며 살지 않는다.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각종 굴욕감을 견디는 그는 왜 그렇게 자신이 행동하는지, 자신의 내면에 어떤 욕망과 불안이 있는지 성찰하지 않는다. 부모의 욕망을 자신의 꿈과 동일시하는 아이들 역시 타자의 욕망에 휘둘려 사는 전형적인 예다. 

 이 책은 육아서라기보다 철학서에 가깝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자신을 성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지은이는 독자에게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가정을 제외하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당신의 욕망과 불안의 근원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심리상담의 공공재화를 꿈꾸며 팟캐스트 ‘공공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 소장은 팟캐스트 내용을 집약적으로 정리하고 살을 붙여 ‘포기하는 용기’라는 열쇳말을 뽑아냈다.  

 무엇을 포기하라는 것일까? 그는 애초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타인을 통해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주지시킨다. 인간은 태어나서 ‘나’를 인식하기 이전에 ‘엄마’라는 거울을 통해 ‘나’를 인식한다. 따라서 부모의 인정은 삶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우리가 사회적으로 원하는 모든 인정의 발원지 또한 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는다. 문제는 세상이 이러한 인정욕구를 이용해 사람들을 착취한다는 점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은 개인의 결핍을 이용해 착취 구조를 공고히 한다. 따라서 지은이는 그런 사회적 착취 구조에 대한 우리들의 통찰력을 높이고, 각자 자신이 추구하는 욕망과 불안의 근원지를 따져묻자고 말한다.

만약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이 타자의 욕망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자기를 인정할 만한 ‘건덕지’를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자기만의 성공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기꺼이 책임지려고 한다면 인생이 훨씬 덜 고통스럽고 편안해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한겨레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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