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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02 확산 88/100
  2. 2020.01.29 교통약자석 89/100
  3. 2020.01.28 90/100, Red
  4. 2020.01.17 91/100, 자세
  5. 2020.01.09 92/100, SOS
  6. 2020.01.02 93/100, Will Her Dream Come True? in The Year of The Rat (경자년 )
  7. 2019.12.06 94/100, Different Same Things
  8. 2019.11.21 Morning Has Broken 96/100
  9. 2019.11.10 운수대통 97/100
  10. 2019.10.25 지정석 98/100

확산 88/100

Subway Panorama 2020. 2. 2. 12:31

 

첫 진료의 기록

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았을 때의 병명이 감기였다.
'빨리 시장에 다녀올테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엄마는 간호사에게 나를 맞기고 가셨는데 
지금이야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보는 새하얀 반팔 복장의 인상이 대단히 강렬했다.
아마도 아버지 퇴근시간 즈음의 어스름한 거리 풍경과
조금 침침하고 조용했던 진료실 분위기로 인한 대비로
흰색이 주는 느낌이 더욱 도드랐을까.

 

진료실과 대길실의 구분이 없어서
먼저 온 환자들이 진료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역시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환자의 입을 벌리고 그 안에 집어넣던
은색의 납작하고 작은 수저, 
의사의 책상 위에 그 수저를 담는데 사용했던 연한 파란색의 세로로 길쭉한 유리 용기,
가슴과 등판을 더듬는 청진기의 차가운 촉감이 
간호사의 유니폼만큼 병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풍경은 
같이 진료를 기다리며 옆에 앉아 있던 네댓 명의 내방객들.
너무 어려 의자에 푹 파묻혀 있었기에 그들의 모습은 실루엣으로 보였고 
거기에 어른도 한 두 명 끼어 있었는데 

생경했다.

  나는 어리다.
  어리니깐 아프다.
  아픈 건 어린이다.

어른의 존재가 생경했던 이유는 아마도 이런 논리회로의 작동이었을 건데

이른바 본능적인 범주화같은 이런 논리의 무의식적인 뿌리가 지금도 존재하여

내 보수적인 기질의 단단한 초석을 이루고 있다.



2020년 2월 2일 현재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중국에서 숨진 사람 수가 304명이란다. 다시 중국에서는 
엎친데 덮친다고 이 감염증보더 더욱 치명적인 조류독감이 발견되었단다.
지금까지 조류독감의 유일한 퇴치법은 살처분이다. 살처분의 희생자로는
나, 닭이 압도적이다.

여기 닿기만 해도 죽는 독극물이 있다.
이 독극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손에 묻으면 손목을 자르고
팔에 묻으면 어깨를 자르고
얼굴에 묻으면 ... 

 

 

2020년 2월 21일 현재 

 

한국에서도 드디어 코로나19에 의한 첫 사망자 발생.

확진자는 56명이 추가 발생해 총 107명으로 늘어났다.

공사가 다망한데 오늘 외출을 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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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노약자석이라 알려진 좌석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설치된 교통약자석을 말한다. 교통약자석은 나이가 훈장인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어려움에 처한 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때로는 늙은이들 간에 경로사상의 우애를 나누고 비교(경쟁) 하는 친교의 자리이기도. 

 

P9300831

 

P4070455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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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00, Red

Subway Panorama 2020. 1. 28. 04:23

PC2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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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00, 자세

Subway Panorama 2020. 1. 17. 05:03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정태춘

우리는 긴긴 철교 위를 달리는
쏜쌀같은 전철에 지친 몸을 싣고
우리는 그 강물에 빛나던 노을도 진
아, 어두운 한강을 건너
집으로, 집으로 졸며 ...

우리는 신성한 노동의 오늘 하루
우리들 인생의 소중한 또 하루를
이 강을 건너 다시 지하로 숨어드는 전철에
흔들리며 그저 내맡긴 몸뚱아리로
또 하루를 지우며 가는가

창백한 그 불빛 아래 겹겹이 서로 몸 부대끼며
사람의 슬픔이라는 것이 다른 그 무엇이 아니구나
우리가 이렇게 돌아가는 곳도
이 열차의 또 다른 칸은 아닌가
아, 그 눈빛을 어루만지는 그 손길들

우리는 이 긴긴 터널 길을 실려가는
희망없는 하나의 짐짝들이어서는 안 되지
우리는 이 평행선 궤도 위를 달려가는
끝끝내 지칠 줄 모르는 열차 그 자체는
결코 아니지. 아니지, 우리는

무거운 눈꺼풀이 잠시 감기고
깜빡 잠에 얼핏 꿈을 꾸지
열차가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찬란한 햇빛 세상으로
거기 사람들 얼굴마다 삶의 기쁨과 긍지가 충만한
살 만한 인생, 그 아름다운 사람들

매일처럼 이 열차를 기다리는 저 모든 사람들
그들 모우 아니, 우리들 모두를 태우고
아무도, 단 한 사람도 내려서는 안 되지
마지막 역과 차량 기지를 지나
열차와 함께 이 어둔 터널을 박차고
나아가야지, 거기까지. 우리는
꿈을 꿔야지. 함께 가야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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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00, SOS

Subway Panorama 2020. 1. 9. 09:55

박노자 교수님이 그러는데,
2019년 12월에 한국의 한 기사가 러시아 미디어를 강타했대
<청년 75% "한국 떠나고 싶다">라는 기사였는데, 이는
평균연봉은 2만불이 낮고 표현, 집회 자유의 질도 열악한 러시아에서도 41%라면서
교수님 진단하길
사회, 경제적 요인도 크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직장의 갑질로 대변되는 직장 민주화의 미성숙!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뻥에서 
가오까지 무시 당하는 청년이 75%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손잡이는 그냥 장식이고
모두가 목적지까지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는 전철,
은하철도 999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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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정

포스터

 

꿈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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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 her shoes were different in colors too. 

Wasn't she a piece of work?

in the Seoul Metro Ar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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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31005 (2)

 

P507517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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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 97/100

Subway Panorama 2019. 11. 10. 05:03

시내 출근길.
황송하게 대기중이던 엘리베이터를 타니
승강장에 내리기가 무섭게 전철의 문이 열린다.
준만원의 객차에 타자마자 잘생긴 젊은이가 스르르 일어나니
이게 혹시 이제 일어날 어떤 악몽의 전조일까 두려워
막힌 코딱지를 담담히 파며

늙은 지혜를 조신하게 뒤적여보았지. 

믿기지 않겠지만
퇴근길의 행운 역시
출근길의 역순이니!
행차의 노정에는 어떤 거치적거림이 없었더라.

그러나 보라
기능별로 색상별로 각자의 운명에 따라
개수대에 묵묵히 쌓여 있는 반나절의 저 설치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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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 98/100

Subway Panorama 2019. 10. 25. 03:29

그때가 아마도 봄이나 가을의 화창한 토요일 오후였을 걸.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은 동요메들리로 2차를 즐기며 집으로 가던 길
앞에서도 한 번 이야기한 것 같은데, 혼자서 숫자세기 놀이를 하다가
처음으로 99까지 접근하자 
"으악, 아빠. 내가 여기까지 와버렸어!"
너무 놀라 동그랗게 0자 모양으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물었지.
"그 다음은 뭐야?"
제 지정석에 앉아 고사리 같은 한 손으로는 우유병을 들고 
또 한 손으로는 제 발의 삼차원 지형을 탐색하면서
정체된 여의도 찻길 위의 옆 차들을 구경하던 동생도 들었지.
100이라고. 그 다음부터는 백일, 백이, 백삼... 이렇게 센다는 현명한 아빠의 대답을.

1차로 들렀던 곳은 한 달에 한 번씩 열렸던 KBS 어린이음악회.
마침 그 날은 예매 전산망의 오류로 표가 중복 판매되는 바람에
우리 좌석은 이미 다른 아줌마네 가족이 차지하고 있었고
(늘 그러하듯... 흠흠) 시간에 맞춰 도착했던 우리는
'이 아줌마가 왜 이러세요?'라는 나의 과격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빈 (남의) 자리를 찾아 앉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의 그런 어수선한 좌석 쟁탈전은 
튜닝을 하고 있던 무대 위 관현악단에 날것으로 생중계되었지.
모르긴 몰라도 이런 경우는 그 날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이들이
처음으로 겪은 경험이었을 거야.
물론 지혜로운 열린음악회 측은 연주회가 끝나고 현관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요금을 환불해 주었지.
사실 우리의 분노는 음악회가 진행되면서 거의 사라져버렸는데
그 환불 과정에서 새삼 짜증이 되살아나는 것 있지.
지금은 당근 그 날 우리가 들었던 음악은 하나도 생각 나는 게 없지만.

사실 숫자 100을 돌파했던 날이 바로 환불 복권이 당첨된 그 날인지도 의심스럽지.
한두 번 갔던 것도 아니었으니 아마 대표적인 사건들이 압축되어 기억 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마 과거의 일기장을 들추면 자세한 내막이 나오겠지만 그 게 큰 의미가 있진 않겠지.

 

 

20230407_084136 (2)


출퇴근 승객으로 만원을 이룬 전철에서 노약자석은 계륵이다.
이때는 거기에 누구든 앉아줘야 서 있는 사람들도 조금은 편하다(고 생각).
지하철 관련 SNS 댓글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글이 늙은이들의 출근길 지하철 이용 민폐다.
그렇다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 시간에 늙은 승객들이 없을까.
앉고 싶은 노친네들은 노약자석이 있는 칸을 알아서 탄다.

심지어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르듯 필사적으로 비집고 헤치며 찾아오기도 하고.
출퇴근시간에라도 노약자석은 그 지정을 박탈해야 마땅하지 않겠냐.
지금이 IT를 넘어 DT 시대라고 하지만 출퇴근시간에 한하여
노약자석을 선제적으로 깔고 앉을 용기 있는 승객이 절실하게 필요한 아날로그 시대다.
숨쉬기도 곤란했던 (2호선) 지하철 출퇴근길에서는 빈 좌석이 민폐다.

 

P407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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