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미와 귀리, 렌탈콩을 혼합한 점심의 행복이라니.

이 행복의 크기는 정말 얼마만 할까

인터넷으로 쿠쿠압력밥솥 보상판매를 검색한다.

 

그냥 판매가가 20만원!

폐가 벌렁거리고 아킬레스건은 꺼이꺼이

뒤꿈치 계곡들은 쩍쩍 소리 내 운다.

 

당장 의관을 정제하고

5분 거리에 있는 밥솥 에이에스센터를 찾아가니

녀자 직원 혼자

내가 오늘 아침에 밥솥 닦 듯 정성껏 양치질을 하고 있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자니

그 자식을 포함한 센터 공돌이 네 명이 화기애매하게 들어온다.

 

은회색 낯빛이 좀 더 하얗게 변한 그 남자놈에게

이십만원을 캡쳐한 사진을 들이밀며 따져물으니

센서 교체비 8만원에요 내솥 교체비용 9만원에요 커버 패킹 교체가 2만원이고요 거기다 또 공임이 2만원이니깐요 저희 센터에서 특별히 제공하는 보상판매로 25만9천원에 똑같은 제품을 ... 노래를 부른다.

 

목 쉰 장비의 호통에 매장이 흔들리고

전 직원이 쥐새끼가 되어 고개를 푹숙이고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데

누런 참외 색깔 안색의 관리자가 이상한 미소로 끼어든다.

내 분노는 취사 끝 3분전의 우렁찬 김빠짐 소리로 폭발하고

급기야 참외는 허겁지겁 매장에 진열된 후라이팬을 집어들어

내 면상이 아니라 착하디 착한 본성에 호소하며

그냥 제발 이걸로 용서하시라 사정을 한다.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이 심정으로

나는 인덕션팬을 담은 연녹색 종이봉투를 들고 나온다.

 

후덕한 순둥이가 자신의

집밥 용량을 초과하여 10만원을 기부했지만

용도를 못찾고 있는 집안 후라이팬들이 웃는다 웃어.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864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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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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