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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6.06.11 Sovereign Responsibility in Their Social Service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한 2020년에 전국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

암막2단우산 2개를 구입해서 세련된 연회색/흑색의 2톤 컬러는 ㅈㄴ에게 주고

나는 내 피부톤과 비슷한 시커먼 단일 컬러의 우산을 챙겼다.

가인박명이라, 그 우산은 1년도 아니고 한 달이 못가 없어졌고

(우리집 좋은 우산은 얘가 다 퍼주고 다녔다/니고 있다/닐 것이다)

검정이는 오늘까지 내 곁을 떠날 줄을 모르는데, 작년 여름에

캐노피를 중심봉에 잡아주는 캡(꼭지)이 떨어지는 바람에

우산 본연의 기능만 유지하고 있어

 

캡이 없으니 우산을 접을 때 중심이 없어 원단이 흐트러지고

이리저리 부풀어올라 제대로 접히지가 않으니

받침살 끝을 모두 손잡이 상단 홈에 딱소리 나게 넣고

원단 계곡을 가지런히 정리하기가 야아악간 귀찮은데

그 야아악간이 한 시간에 서너 번 반복되면

좀 귀찮지.

 

7년 만에 새 암막우산을 찾아보다 드는 생각.

캡만 새로 박아놓으면?

옛날에 무슨 행사 땐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우산을

공짜무료로 고쳤던 기억이 나고 그때

양손 가득 우산을 들고 새치기 하던 한 아줌마가 생각 나고.

서울에 우산을 고치는 수선하는 데가 있을까 찾아보니

동작구와 서초구 등의 몇몇 동주민센터가 나온다.

AI는 서초구 수리센터가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알려준다.

(그걸 또 물어봐야 아는 나.)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폭염을 뚫고 (그늘로 그늘로, 전철로 전철로) 찾아가

지하1층 주차장 한켠에 자리 잡은 센터에 가니

수리전문가인 듯한

장비 타입의 중년 남자와 장우산 모양 늘씬한 초로의 남성이

앉아 있고 서 있고 카운터 같이 생긴 책상에선

젊은 여성이 색색의 운동화끈으로 뭔가 만들고 있었다.

장우산은 아무 말 없이 내 우산을 가져가더니 

전문가적인 자세로 훑어본 후 단번에 쫙 우산을 펴고

내부 상태를 꼼꼼하게 살핀 후 우산을 접어 장비에게 건냈다.

꼭지를 가리키며 뭐라고 말을 하는데 아마도

정확하게 내 우산 상태를 파악하신 것같았다.

 

장비는 큼직한 손으로 앞에 있는 도구함에서

꼭지에 맞을 나사같은 걸 찾아 끼워보는데 잘 맞지 않는다.

다행히 박스에는 갖가지 캡이 쌓여 있는 것 같은데

이것저것 맞춰보지만 맞는 게 하나도 없는가

우산을 장우산에게 넘기고는 자리를 비웠다.

남자는 다른 박스를 앞에 놓고 뭔가를 꺼내

우산 꼭대기에 박고 엄지 손가락을 시계방향으로 계속 돌리는데

좀 떨어져 앉은 내가 보기에도 손가락이 헛도는 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선반 밑에서 몇 개의 양산을 꺼내더니

내 우산과 꼭지 대 꼭지로 비교해 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했다.

불행히 꼭지 크기는 맞지만 나사 홈은 일치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의 우산 캡이 비교되고 분해되고 시험되자

'여기에는 여기에 맞는 꼭지가 없네요.'하는 환청이 들린다.

 

내가 이 전문가래도 이 낡아빠진 우산 꼬투리 하나때문에

2,30분을 끙끙대는 수고를 할 수 있을까?

쇠뿔을 빼는 심정으로 서두르다 지갑을 안 챙겨서

계좌이체 방식으로 지불한 수리비 1천원을 환불 받고 끝나?

나는 내 환청에 지쳐 마음의 정리를 하고 미소를 준비하는데

짜잔 ~~~

파란색 유럽 중세도시풍 그림의 양산에서 해답이 나왔네.

 

각자의 일로 방문객에 대해선 시선도 안 보내고 있던

센터 내의 모든 사람들이 말없는 환호성을 보내는데

언제 들어왔는지 장비도 내 옆에 서서 뭐라고 중얼거린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보니 캡뿐만 아니라 손잡이도

나사식이니 이렇게 저렇게 돌리라는 다정한 조언이었다.

직원들의 프로페셔널한 헌신과 책임감에 감동했다.

 

세상에 그냥 버릴 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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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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