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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王山

슬렁슬렁 2018. 2. 2. 11:02

사슴뿔 같은 나무들이 풍기는 햇볕이 차갑다.

잠속에서 깨어난 하늬바람이 이는 풀밭이 넓다.


원근법을 깔고 간 저 石山

오늘도 공연히 숭고하기만 하다.


오늘엔 또 누가

못 박히나.


- 김종삼, <하루> -




대한민국

미세먼지 수준이 극한값에 달해 서울에선

지하철과 대중교통 서비스가 출퇴근 시간에 한하여 무료 제공된 날




해발 200여 미터 산중턱에서 간구하는

기도의 바람대로

간절한 바람에 따라

좌에서 우로 바람을 타는 까치 떼 



비둘기 떼가 정수리를 차지하고 온갖 잡새가 시선을 떼지 않는 이른바

선바위에는 오늘도 아이 갖길 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비선 실세가 지 딸내미 때메 곤혹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씨는 정말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전두환 씨는 지가 유치했지만 백담사에서 수양을 닦으며 88올림픽을 보냈는데

이 분은 14개의 공식 별을 달고 전 대통령 직업으로 퇴직금까지 받으면서

당신이 유치한 평창겨울올림픽의 리셉션과 개막식에도 공식으로 초대를 받으셨고


어젠가 그젠

장군의 따님으로 같은 직업에 종사하다 졸지에 까막소에서 생신을 맞으신 분도 있는데

좀 찾아가서 위로도 하고

전 장군과 노태우 씨를 함께 묶어 최고위직 출신의 이너써클을 창립하시어

오손도손 역사의 귀감이 되시면 얼마나 좋겠냐만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자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그 걸 동경하며 오늘도 홈쇼핑으로 휴식을 취하시는 

한 젊은이도 있는 시대이다 보니




김소월 詞兄


생각나는 곳은


미개발 왕십리


난초 두어서넛 풍기던


삼 칸 초옥 하숙에다


해 질 무렵


탁배기 집이외다


또는 흥정은 드물었으나


손때가 묻어


정다웠던 대들보가 있던


잡화상 집이외다


- 김종삼, <장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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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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