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neurons fire together, they wire together.






아이스크림을 달고 사는 아이의 엄마에게 물었다.

"명색이 의사라는 분이 사달란다고 다 사줘?"

"좋아하는 걸 어떡해."

단 것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진화심리학에서 그 이유가 밝혀졌다.

아마 아이스크림은 육아 과정에서 당근의 역할을 수행했을 것이고

슬기로운 아이는 그 당근의 상시화를 꾀해 그렇게 성공했을 것이다.

아이는 이제 그런 당근들의 상시화를 위해 필요한 게 뭔지 충분히 알기에

아주 열심히 오직 '공부'에만 매진하고 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

어떤 불평도 말하지 않고 따라주었던 것은

처음부터 그렇게 못박은 위계적 강제도 있었지만

언론매체의 역할과 또래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으리라.

언론은 속성상 기계적 중립을 지향하기에 휴대폰 신제품의 간접광고에 동참하면서도

이들의 발전에 따른 부작용도 양념으로 또는 가뭄에 콩 나듯 메인으로 보도했고,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학교생활에서 목격하는 휴대폰의 사용법과 용도에 대한

자신들 나름대로의 관찰과 비평적인 판단이 그들의 금욕생활에 힘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 겨울철 오전, 봉은사 앞 버스정거장에서

아가는 한 아주머니에게 따끔하게 혼이 났다.

창졸간에 당한 개입이라 정확한 워딩이 생각나지 않지만

녀석의 막무가내 똥꼬집에 대한 짧고 강한 질책이었다.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굳이 제삼자의 훈수질이 필요하거나 예상하고 있지 않았기에

아주머니의 느닷없는 간섭은 좀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아이는 고집을 꺾고 그 앙증맞은 손을 내밀었다

마치 세상은 사랑이어라 알던 놈이, 

어, 뭐야. 꼭 그렇지만은 않잖아! 깨달은 양.

 

아빠 되는 이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바로 문제의 핵심에 초점을 맞춘 채

한 방의 절묘한 개입으로 길거리 사태를 해결한 아주머니.

그 분의 능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Christian Keysers의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공감하는가 The Empathic Brain>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거울뉴런을 통한 인간의 미러링 과정에서 사회화되게 진화된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당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모범을 시연하셨고

아이는 직관적으로 꾸중의 이유를 이해하고 행동을 시정하였고

머리숱만큼 빈약한 시냅스를 소유한 누구는 지금에야 그 사회적 관계를 되새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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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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