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슬렁슬렁 2019. 1. 1. 23:11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노인네가 꽃바구니 두 개를 들고 전철에 올라탄다.

당시 의식하지 못했지만 스크린 도어에 부착된 

시가 이영광의 <사랑의 발명>이었다.

재작년 12월 31일에 그랬다. 

발명은 잘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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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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