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사자놀음

슬렁슬렁 2015. 2. 23. 23:58

구정 때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북청사자놀음 공연이 있었다. 사자춤에 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온다. 최치원은 사자춤을 이렇게 설명했다. "‘멀고 먼 사막을 건너 만리 길을 오느라고, 털옷은 다 찢어지고 먼지를 뒤집어 섰네. 머리를 흔들고 꼬리를 치며 인덕을 길들이니 뛰어난 그 재주가 어찌 온갖 짐승과 같으랴."

 

 

북청은 함경남도 북청군(北靑郡)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도 북청읍 사자계(獅子契), 가회면 학계(學契), 구 양천면의 영락계(英樂契) 등의 사자놀음이 유명하고, 특히 북청읍 사자는 댓벌〔竹坪里〕사자, 그것도 다시 이촌사자, 중촌사자, 넘은개사자, 동문밖사자, 후평사자, 북리사자, 당포사자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오늘의 출연진들이 거의가 후덕한 중년이라 과연 백수의 왕이 제대로 표현될지 걱정이 들었다. 출연진은 사자구경을 온 양반과

 

 

그의 하인 꼭쇠(꺽쇠). 꼭쇠는 양반을 갖고 놀면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이 극의 흐름을 소개하고 이어주는 사회자다. 기록에 따르면 꼭쇠 밑에 더 험상궂은 모습의 길잡이가 있다는데 등장하지 않았다.

 

 

꼭쇠의 지휘에 따라 애원성 춤으로 극이 시작된다. 남편과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했다는데 안무가의 표정은 매우 사무적이었다.

 

 

그러나 소고 2인무가 경쾌하게 시작되며 극의 분위기가 올라간다.

 

 

안무가들의 연령이 높아갈수록 열기가 고조되어 바닥이 따듯해지고

 

 

칼춤에서는 굿거리 장단에 맞춰 속도와  힘이 보태진다. 두 남성의 대결을 표현한 듯한데 여성들처럼 여전히 표정연기가 힘에 부쳐 보여 좀 안쓰러웠다.

 

 

무동춤.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이의 어깨놀림은 경직되어 있지만  손놀림과 표정이 귀여웠다.

 

 

기립박수 수준의 환호를 불러일으킨 꼽추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북청사자놀음극이 끝나고 춤꾼들이 인사하느라 가면을 벗었을 때 나도 모르게 나온 인사말이다.

 

 

동작은 크지 않으시나 표정이 살아 계시다. 힘 내세요 ~~

 

 

메인게임. 사자춤은 초장, 중장, 말장으로 구분되어져 진행된다. 기본 춤사위는 모래기로 표현된다. 모래기는 함경도 방언으로 "갈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역동적인 사자춤의 기본기라 할수있다. 모래기는 下上左右 또는 左右下上 순서로 이루어진다. 초장은 느린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사자가 의인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자가 모래기를 치면서 뛰고, 굼실대며 정제된 춤사위를 보여주며 예술적 미가 돋보인다.


 

 

 

중장은 백수의 제왕다운 힘찬 모래기를 보여주며 아울러 기기묘묘한 춤사위를 보여준다. 중장의 모래기는 가장 역동적이고 활달한 사자춤사위를 표현해준다. 사자가 서서 뛰고, 모잽이 걸음으로 걷고, 돌면서 힘찬 춤사위를 연출한다. 사자가 허기가 지면 꺽쇠가 건네준 토끼를 먹고 체하여 쓰러진다. 

 

 

사자를 고쳐달라는 양반의 요청대로 스님이 입장하여 염불을 외워도 소용이 없어 꺽쇠가 의원을 청하여 침과 감로수를 먹여 소생시킨다.

 

 

소생 됨. 말장이 시작된다. 기지개를 켜고 절묘한 춤사위로 관객에게 애교를 떨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다.

 

 

어떻게 장고가 빠져 있는 퉁소, 북, 징으로 이루어진 연주팀의 연주도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다.

 

 

이렇게 놀이는 2마당(놀이마당,사자마당)과 9과장으로 나누어 연희되었다. 마지막에는 모든 연기자가 나와 한바탕 춤을 추고 부락의 최고 어른에게 놀이의 결과를 보고하면서 전체 과장을 마무리한다.

 

 

공연이 다 끝나고 사자춤의 주인공들인 젊은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이 놀라운 탄성을 보내며 박수로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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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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