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대통 97/100

Subway Panorama 2019. 11. 10. 05:03

시내 출근길.
황송하게 대기중이던 엘리베이터를 타니
승강장에 내리기가 무섭게 전철의 문이 열린다.
준만원의 객차에 타자마자 잘생긴 젊은이가 스르르 일어나니
이게 혹시 이제 일어날 어떤 악몽의 전조일까 두려워
막힌 코딱지를 담담히 파며

늙은 지혜를 조신하게 뒤적여보았지. 

믿기지 않겠지만
퇴근길의 행운 역시
출근길의 역순이니!
행차의 노정에는 어떤 거치적거림이 없었더라.

그러나 보라
기능별로 색상별로 각자의 운명에 따라
개수대에 묵묵히 쌓여 있는 반나절의 저 설치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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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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