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슬렁슬렁 2016. 4. 5. 22:58

 

 

여수하면 대부분

오동도, 거문도, 흥국사, 금오도 비령길, 산업단지, 여수엑스포장 정도를 떠올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대표적인 장소는 진남관이다.

아쉽게 도착시각이 폐장시간이라 영내를 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대문 앞에 서면 돌산대교가 가로지르는 여수 앞바다가 코앞이다.

기록에 따르면 성곽둘레만 1.7킬로미터였다는데 지금은 주차장만 간신히 보존하고

나머지는 전부 대한민국 평균수준의 위락·편의시설이 점령하고 있다.

 

명목상의 해양공원에는 장군님이 타셨던 거북선 모형이 있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청년들 개고생하는 건 왜 똑같을까?

이거라도 사용해야 하지 않겠니?

그럼 대포도 갖고 나가야지.

 

 

아가씨들, 지금 나가 핫바지 수병인가?

여수수산시장은 정비가 너무 잘 돼 있었다.

엑스포가 계기가 되었다는데 쓰레기통도 철통으로 미화해서

보기는 좋았지만 평일이라 손님도 없고

시장, 수산물시장 특유의 인간냄새와 흥정이 없어 밋밋하기 그지없다.

저녁으로 먹은 서대회와 모 생선구이의 맛이 간신히 분위기를 받쳐주고

 

 

 

 

2월 말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다.

여객선터미널을 지나 해안가를 한 바퀴 돌 예정이었지만 포기했다.

삼각대의 도움으로 그나마 돌산대교와 이순신광장의 멋진 야경을 잡을 수 있었는데

다리 바로 뒤로 보이는 구슬 형상들은 다 

 

 

 

왕복이 1만3천원, 편도가 1만원인 케이블카다.

닭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 타고 생닭들이 줄줄이 흘러가듯

도우미 친구들이 손님을 계속 집어넣으며 줄과의 싸움을 벌인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야경은 나름대로 볼만하다.

남산 케이블카를 타 본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여수까지 와서

약소하나마 시재정에 도움을 주고 ...

여수 친구도 이거 처음 타는 거라고 해서, 가문의 영광이시라 장단을 맞춰 주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거북선대교와 조명터널.

 

엄청난 바닷바람에 하늘은 다음날 떠날 때까지도 쾌청했다.

군산은 도보로 이동을 해서 골목 구경이 가능했다면,

여수는 큰길로만 다녀 차도와 시내 정비가 더 잘 된 느낌.

특히 시내에 로터리가 많다는 게 인상적이다.

성질 급한 사람은 운전대 잡기 힘들겠다.

 

 

 

 

여수 외곽은 지금도 팬션과 모텔 등의 신축이 이어지고 있었다.

두 척의 배 뒤로 보이는 여수마리나스파펜션도 괜찮게 지은 새 건물이나

전망이 좋지 않고 해안 접근성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2월의 일출은 산에 가리고 손바닥만한 모래사장만 아기 피부처럼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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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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