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건너편에 못 보던 장면이 있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나 짐작했지만 궁금한 건 또 못 참아서 뭐 하냐, 물어보았다.

아이가 ㅎ~ 웃으면서 "아이 엠 머 자패니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오, 아이 엠은 코리안"이라고 말하고는 이어서

"근데... 아, 웰, 화라유두잉나우"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소년티가 물씬 나는 당황스러운 미소와 함께 뭐라뭐라 말하며 카메라를 가리켰다.

삼각대에 부착된 메모를 보고 "오, 노이즈 레벨 모니터링?"하고 아는 체를 하니깐

그가 스마트폰을 보여주는데

증권사 모티터에 나오는 모양의 색색의 그래프들이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그 분야를 모르고 너는 한국어와 영어도 안 되니 이 이른 아침에 ...

 

"그럼, 나이스 데이~.

그런데, 메이아이테이크어픽춰오브유?"하고 물으니

좀 당황스런 표정으로 "미?" 하면서 자기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킨다.
그래서 내가 "응, 뒤에서 찍을게. 그냥 싯다운." 하고 앉힌 다음에 찍었다.

그러고서 지하철을 타려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니 ... 

 

candid shot의 신공을 휘두르자

유리창에 상이 맺힌 저 늙은이가 얼른

포스터를 떼어 글씨가 안으로 들어가게 한 번 접더니 손에 들고 내렸다

마치 지가 일방의 당사자인 듯.

 

창공만 공허하게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짝도 없는 녀석이 종이접기 놀이에 빠져 있었다.

아마도 여름을 접어 가을을 만들고 있는 중이겠지

잘 되어야 할텐데, 하고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언덕에서 똥을 싸고 있던 고양이가

"아이고, 저 오지랖 하고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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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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