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46: 零點照準

이어가기 2018. 6. 4. 06:51


초딩 1학년

충분히 그 용도를 알고 있을 가방을 놔두고

굳이 엄지와 검지 사이에 껴서 룰루랄라 집까지 들고 왔던 종이가 있었지

누나가 받는데 나라고 못 받을쏘냐, 하는 의기양양함도 있었겠지만

그 게 사해동포주의 원칙에 따라 시간이 가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 주게 돼 있다는 걸 아는데 긴 시간 걸리진 않았지.

홍익인간 정신을 주입시키는 당근으로써 상장의 힘은 그렇게 약화되었고



명사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총을 잘 쏘려면, 표적을 잘 맞추려면

먼저 주어진 소총의 타고난 특성에 나의 호흡, 성품을 맞춰야 한다

무기와 내가 합일하는 첫 관문 영점조준.

표적지 중심을 기준으로 실탄 세 발을 쏴 형성된 탄착군을 나의 성품으로 삼아

드러난 내 성품을 표적지 중심에 맞추도록 가늠자와 가늠쇠를 올바로 조정했을 때

드디어 대량생산된 소총 중 하나와 나의 성품이 일심동체가 된다.



문제는 탄착군이 가로세로 세 개의 칸 안에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

이 범위를 벗어난 정도는 내 성품이 얼마나 지리멸렬한지를 보여주는 잣대.

사격이 잘못 되어도 일관성 있게 잘못 되어야 교정이 가능하지

三國이 난립하는 표적지에서는 백약이 무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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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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